며칠 전 에서 ‘잉여’에 대해 다뤘다고 한다. 분노하며 내게 기사 링크를 투척한 지인들 덕에 알았다. 쭉 읽었는데 분노보다는 실소가 도출됐다. 기사 내용을 거칠게 요약하자면 ‘비경제활동 인구 160만 명 = 잉여 = 노력 부족 = 사회 불만세력 = 악플러 = 범죄 가능성 높은 청년. 그러니까 노동 개혁!
내가 ‘옹달샘(깊은 산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는 희극인 세 명의 모임을 지칭한다)’도 변호했던 사람이다. 그만큼 심약한 사람이라는 소리다. 나는 다수의 분노가 특정인에게 쏠리는 현상을 보면 덜컥 공포를 느낀다. 그래서 옹달샘 퇴출운동이 거셌을 때, 이들이 한국의 광연한 가부장적 통념을 무비판적으로 흡수한 뒤 이를 토대로 발화했
월간잉여 창간 소식을 접하고 잡지를 구독한 뒤, ‘독자위원회’를 만드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해 온 사람이 있었다. 그렇게 (잘못) 말했다가 그는 “그럼 님이 하면 되겠네요”라는 내 답변에 덜컥 독자위원장 감투를 썼고, (한 명 있는) 독자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매달 꼬박꼬박 리뷰를 써 보내주었다. 몇 개월이 지나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독립출판 열람실’이라는 전시가 열렸다. 이와 관련, 독립출판 현장에 몸담은 사람 중 네 명이 각각 한 번씩 참석한 네 번의 대담이 있었다. 나도 참석했다. 전시의 막이 내린 뒤, 큐레이터와 대담 참여자들이 모여 함께 식사했다.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즐거웠다.독립출판이란 무엇인가? 김명수 큐레이터는 &lsq
생전 처음 만나는 사람과 마주 앉아 대화할 기회가 많아졌다. 처음에는 대화의 진공상태가 어색해서 견디지 못했다. 괜히 초조해서 이 얘기 저 얘기 나오는 대로 지껄였다. 지금은 말하기 보다는 들으려고 애쓰는 편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듣는 것보다 말하는 걸 더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그걸 안 이후로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주
현대 사회는 복잡하고 다양하게 분화돼있다. 그렇기에 자신의 삶에 밀접한 이야기가 아닌 다른 부분에 대해 말할 때, 막연하고 진부한 의견과 편견을 가지기 쉽다. 무지와 편견에 기반을 둔 진부한 이야기, 닳고 닳은 표현과 의견은 재미없다. 자신이 발 디딘 곳에서 자신이 겪은 일을 기반으로 한, 구체성을 가지고 서술된 이야기가 흥미로운 이유다.1인칭 주인공 시점
‘OO충(蟲)’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고 있다. 2013년, OO 안을 가장 독보적인 빈도로 채웠던 것은 ‘일베’라는 고유명사였다. 출근, 결혼, 리얼, 설명 등 두 글자의 보통명사들이 OO 안을 채우는 것을 목격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이었다. ‘OO충’이라는 용법에는 OO 안을 채우는 대상에 대